보이지 않는 손, 그리고 인간의 도덕성 — 아담 스미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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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손, 그리고 인간의 도덕성 — 아담 스미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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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 스미스, ‘자유시장’이라는 이상을 품은 철학자

1759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 자유롭고 진보적인 분위기의 이곳에서 한 도덕 철학자가 강단에 서 있었습니다. 이상한 걸음걸이와 어눌한 말투로도 유명했지만, 그의 강의는 늘 인기를 끌었죠. 그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어머니와 함께 지냈고, 누구보다 인간의 본성과 행동을 깊이 있게 탐구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아담 스미스(Adam Smith).

그는 인간이 본래 이기적인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도덕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고, 그 생각은 《도덕 감정론》이라는 책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는 인간의 내면에는 ‘공명정대한 관찰자’가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관찰자는 우리 행동을 바라보며, 이기심을 억제하고 도덕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든다는 것이었죠.

이 책으로 명성을 얻은 그는, 곧 특이한 제안을 받습니다. 영국 귀족 찰스 타운셴드 공작이 양아들의 가정교사로 유럽 대륙을 여행해달라는 것이었죠. 이 여행은 스미스의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됩니다.

프랑스에서 만난 사상가들, 그리고 ‘경제’라는 새로운 렌즈

3년간의 대륙 여행에서 그는 프랑스의 경제학자 프랑수아 케네를 만나게 됩니다. 의사 출신인 케네는 사회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고, ‘토지’야말로 부의 원천이라는 중농주의를 주장했습니다. 사회의 각 계층이 순환하며 마치 혈액처럼 생산물을 돌려주는 구조, 이는 스미스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당시 세계는 중상주의가 지배하던 시대였습니다. 국가는 금과 은을 축적하는 것을 부로 여겼고, 경제는 통제의 대상이었죠. 그러나 스미스는 생각했습니다. “과연 국가는 그런 방식으로 부유해지는 걸까?”

그는 ‘국부’의 개념을 다시 정의합니다. 국부란 단지 금은 보화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해마다 소비하는 생활 필수품과 편의품의 양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부의 원천은 토지가 아닌 ‘노동’이라 말하죠.

자유시장,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

그는 글래스고로 돌아온 뒤, 평생 의지했던 어머니 곁에서 자신의 사상을 집대성한 저서를 집필합니다. 바로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입니다. 그 속에서 그는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표현으로 자유시장의 원리를 설명합니다.

“우리가 빵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빵집 주인의 자비심이 아니라, 그가 이익을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기심은 방치되어선 안 됩니다. 그는 분명히 말합니다. 개인의 이기심은 도덕적 한계 내에서만 허용되어야 한다고. 이 말은 그가 쓴 《도덕 감정론》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즉, 아담 스미스는 단순히 “자유롭게 시장에 맡기자”는 주장을 넘어서, 도덕성과 시장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긴 철학자였던 것입니다.

《국부론》의 위대한 유산

1776년 3월, 《국부론》 초판이 출간되자 6개월 만에 초판 천 부가 완판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웁니다. 책 속에는 오늘날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경제학 개념—노동 분업, 교환 가치, 자유무역, 무역 장벽 문제—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책을 현대 경제학의 바이블이라 부르기도 하죠.

그는 자본주의의 아버지라 불리지만, '자본주의'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가 원했던 것은 인간의 도덕성과 균형을 기반으로 한 이상적인 자유시장 체제였던 것이죠.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다

《국부론》의 원제는 ‘Wealth of Nations’, 즉 **'한 나라'가 아닌 '여러 나라의 부'**입니다. 이는 스미스가 특정 국가나 계층만이 아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꿨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가 오늘날의 경제 불평등과 빈곤을 본다면, 과연 어떤 말을 했을까요?


📘 아담 스미스는 단순한 경제학자가 아닌, 도덕과 경제를 통합적으로 사유한 철학자였습니다. 우리는 그가 남긴 ‘보이지 않는 손’보다 더 깊은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할지도 모릅니다.

"시장도, 인간도, 결국은 도덕이라는 뿌리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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